[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피아노 연주]
러브 어페어 피아노 솔로
by 엔리오 모리꼬네
글, 사진 by 써니
내가 영화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음악을 들으면 영화에서의 장면과 감정이 더불어 같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시각적인 이미지와 영화에서 느꼈던 감정이 동시에 생생히 떠오르게 되는 영화 음악 단 하나를 들어도 꽤 깊이 빠질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피아노로 연주된 영화음악 중 대표적인 것으로 단연 러브 어페어 에 나온 피아노 솔로를 꼽을 수 있다. (물론 아주아주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일단 곡을 들어보면 많은 분들도 고개를 끄덕이시리라 믿는다)
해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피아노 연주 시리즈 연재의 첫 곡으로 바로 이곡을 선정했다.
전형적인 ABA 형식의 곡이다. 앞에 등장했던 멜로디가 마무리 부분에 다시 나오게 되는 매우 일반적인 형태인데, 주목할 것은 앞부분의 A와 뒤의 A 는 외형적으로는 매우 비슷하지만 그 의미에서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이런 것이 바로 연주자의 '해석' 이라고 불리운다. 즉 보여지는 악보에서는 완전히 같게 쓰여져 있지만 연주자가 이 내용에 어떤 뜻을 주느냐에 따라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의 주관적인 해석으로는
앞 부분 A 에서의 멜로디는 '담담하게 옛 일을 추억하는 심상'이라면, 감상에 흠뻑 젖어 한바탕 휘몰아치는 B 에서 감정의 폭풍을 겪은 후 다시 만나게 되는 A는 앞 부분의 설레는 A와 의미가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마치 옛 연인의 편지를 먼지 쌓인 상자 안에서 우연히 펼쳐보기 시작할 때의 설레는 마음과 울고 웃었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다 그 편지를 다시 덮어서 넣는 심경이 다른 것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을까? 편지를 손에 들고 읽고 있다는 장면은 표면적으로 비슷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그 것을 열어 볼 때의 떨리는 감정과 다시 접을 때의 마음은 결코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앞의 A가 설렘과 떨림이라면, 뒷부분의 A에 연주자가 담을 감정은 이제는 그리운 그 기억을 덮어두어야 한다는 아련함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해석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음악도 아무리 똑같아 보이는 부분도 결코 같은 의미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온전히 연주자의 감성과 경험에 의존하여 해석되고 또 연주되어 듣는 이의 공감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 이를 설득력있게 해석하고 표현하여 연주자의 심상과 감정을 청중도 느끼게 하는 것이 연주자가 악기를 연주하는 주 목적이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피아노 연주_직접연주 버전의 첫 시리즈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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