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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음악축제: 브라티슬라비아 칸탄스 in 브로츠와프, 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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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2017. 6. 3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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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음악축제: 

브라티슬라비아 칸탄스


by 써니윤  


△ 폴란드 브로츠와프 광장: 지금은 폴란드 4대 도시 중 하나로, 프로이센 시대에는 베를린, 뮌헨에 이은 독일의 주요 도시로 꼽혔다.

 

 

로클로우 아니야?


Wrocław 가 왜 브로츠와프로 읽히는지 이해가 될 턱이 없다.

폴란드어에는 알파벳 v 가 없고, w 가 영어의 v 소리를 대신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래 영어의 w 의 소리를 담당할 또 다른 새로운 폴란드어 알파벳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 것이 바로 ł 이다. 기존의 엘 의 중간에 줄을 하나 그어 놓은 철자가 영어의 w 즉 우 발음을 내게 된다. 또 마지막 음절의 w 는 독일어에서 처럼 무성음화 되어 f 로 소리나게 되어, 결국 브v로츠우아프f , 브로츠와프로 가 읽히게 된다. 브로츠와프는 폴란드어가 영어에 비해 다른 점을 응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이다.


△ 폴란드 브로츠와프 중앙의 오스트로 툼스키: 동유럽의 베니스라고 불릴 만큼 섬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성당의 섬' 이라고도 불리는 이 곳이다. 

 

10세기 경에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한 이 곳의 긴 역사답게 브로츠와프는 꽤나 여러 번 지명이 바뀐 이력이 있다. 가장 최근의 이름으로는 브레슬라우Breslau로, 2차대전 이전 당시에는 폴란드가 아닌 독일의 땅이었다. 1945년 2차대전 이후에 폴란드 영토의 동쪽 일부분은 소련으로 편성되고, 브로츠와프를 포함한 독일의 일부는 폴란드 영토로 들어오면서 폴란드의 국경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브로츠와프는 폴란드로 영입된다. 이와 같이 역사에 걸쳐 유럽대륙에서 벌어지는 영토의 변화는 땅따먹기 놀이를 구경하는 것처럼 꽤나 흥미있다.

지금도 독일에서 표지판을 보면 브레슬라우Breslau(브로츠와프Wrocław) 로 적혀있는 것을 보면, 독일에서는 브로츠와프라는 지명과 더불어 브레슬라우 라는 이름도 여전히 통용됨을 알 수 있다. 누구는 그걸 보며 조심스럽게 독일에서 그런 식으로 자신의 영토인 마냥 독일이름으로 이 곳을 부르는 것이 폴란드 인 입장에서는 무례하게 들리지 않는지 묻는 경우도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폴란드인들은 의외로 별로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 역시 이 곳의 국경과 민족의 개념은 우리의 그 것 보다는 꽤나 유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스트로 툼스키내의 성당과 다리: 다리 너머로 성요한 교회가 보인다.


브라티슬라비아? 그게 어딘데? 

브로츠와프의 또 다른 이름은 체코어로 브라티슬라브’, 라틴어로 브라티슬라비아이다. 매년 9월에 이 곳 브로츠와프에서는 '브라티슬라비아 칸탄스Wratislavia Cantans' 라는 클래식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여기서 브라티슬라비아가 바로 이 곳 브로츠와프의 라틴어 이름이다.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Bratislava 와 흡사해 보이나, 축제 이름의 브라티슬라비아Wratislavia 는 이 곳 브로츠와프가 맞다. 

 

브라티슬라비아 칸탄Wratislavia Cantans 는 올해로 48년을 맞는 꽤 역사가 긴 축제이다. 안드레이 마르코프키Andrzej Markowki 에 의해서 시작되어 현재는 안드레이 코젠디악Andrzej Kosendiak 이 총괄감독을, 지오반니 안토니니Giovanini Antonini 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베토벤 협주곡 1번을 지휘했던 분이기도 하다). 벨기에 겐트에 위치한 유럽축제협회 EFA: European Festival Association 에 소속되어 있는 행사로도 알려져 있다.


브라티슬라비아 칸탄스 feat.몬테베르디 

 

이 축제의 올해 공연 프로그램은 특히나 눈길을 끈다. 2017년은 몬테베르디 탄생 450주년으로 세계 곳곳에서 이를 기념하는 공연들이 올려지는데, 브라티슬라비아 칸탄스도 어김없이 몬테베르디 작품이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축제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뿐이 아니다. 르네상스를 지나 바로크를 연 인물인 몬테베르디의 작품이 대거 연주된다는 사실 이외에도 주목할 점은 브로츠와프의 국립음악당 이외에 다양한 장소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브람스가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브로츠와프 대학, 유대인 회당, 성당 등의 도시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음악의 축제는 개막 3개월 전인 지금부터 이미 매진되는 공연이 나올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실 접하기 쉽지 않은 음악인 몬테베르디, 조스켕 데프레와 같은 르네상스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여느 때 보다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몇 번 이고 웹사이트를 드나들며 프로그램을 확인하게 된다.

게다가 리코더 연주로 음악가 커리어를 시작한 고음악 전문가인 지오반니 안토니니가 진두지휘하는 축제라 기대가 되지 않을수가 없다. 몬테베르디의 탄생 450주년을 맞은 올해,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브라티슬라바 칸탄스에서 만나는 고음악의 세계. 새로운 세계의 문에 발을 들일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 브라티슬라비아 칸탄츠 웹사이트

http://www.nfm.wroclaw.pl/en/wratislavia-cantans


 

★ 몬테베르디,co,kr 웹사이트 

http://www.monteverdi.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