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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쇼팽 축제 1편: 바르샤바와 쇼팽/바르샤바 여행/조성진/폴란드 여행/ 쇼팽과 그의 유럽/ 바르샤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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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2016. 8. 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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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여행]


바르샤바 쇼팽 축제Chopin and his Europe 리뷰 1편:


글, 사진 by 써니


△ 바르샤뱌의 거리: 

 

바르샤바: 그 만의 매력 


바르샤바에서의 둘째 날. 남쪽의 휴양지를 연상시킬 정도로 날이 좋았다. 한낮에는 30도가 넘는 한여름 온도였지만, 습기 없는 선선한 바람 덕에 햇볕이 따뜻하게까지 느껴졌다. 완연한 초가을 날씨 속에 바르샤바 거리를 걷고 있는 나는 소풍을 온 초등학생 마냥 들 떠 있었다. 


런던이나 파리, 바르셀로나 처럼 화려하게 치장된 얼굴은 아니지만, 바르샤바는 여타 다른 유럽의 대도시와 다른 그 만의 매력이 있다. 널찍한 공간에 수도 답게 서 있는 고층 건물들은 여느 도시와 달리 결코 빽빽하게 서 있는 법이 없다. 빌딩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는 서울의 도심에 비하면 다소 휑해 보이기까지 한 바르샤바 풍경은 탁 트인 공간과 큰대형 건물에서 풍기는 도시 분위기가 조화되어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런던이 고급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이고 파리가 탑 디자이너의 최신 작품을 뽐내는 자태라면, 바르샤바는 지성미를 풍기는 당당한 귀족의 모습이다. 결코 화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수도의 굵직한 위용과 전쟁의 그림자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는 점은 바르샤바를 두고두고 떠오르게 한다. 


다시 가고 싶은 도시로 바르샤바를 꼽는 것은 세련된 서유럽과 달리 한국과 통하는 정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과거의 영광과 123년간 나라를 잃었던 근대의 설움, 이어지는 공산주의의 그늘,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민족적 정체성이 우리나라와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르샤바는 말로 굳이 다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할 것 같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 느낌이다. 




쇼팽의 심장, 바르샤바 그리고 별들의 축제

 

바르샤바 거리에서 폴란드를 느끼며 오늘 계획한 공연 2개를 위한 마음 워밍업을 마친 우리는 5시에 열릴 드미트리 쉬슈킨 연주를 위해 국립 필하모닉 건물로 발길을 향했다. 2016년 8월 현재 진행 중인 쇼팽 페스티벌은 하루에 3회에 걸쳐 공연이 있는데, 오후 5시를 시작으로 8시, 10시에 각각 진행된다.


이번 축제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작년에 개최된 17회 쇼팽콩쿨 최종 결승 진출자들이 대부분의 연주를 맡았다는 점과 10시 공연은 쇼팽의 심장이 있는 성십자가 성당에서 쇼팽 시대의 피아노인 에라드Erard 로 연주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급의 연주자들의 연주가 쇼팽의 심장이 묻힌 도시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손에 꼽을 세계적인 축제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축제 프로그램 뿐 아니라 여름의 바르샤바는 쇼팽을 느끼려는 이들에게 최고의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선사한다. 바르샤바 근교에 있는 쇼팽의 생가에서도 쇼팽의 피아노인 플레이엘Pleyel로 연주되는 음악회 있고, 바르샤바 도심에 위치한 와지엔키 공원에서도 매주 일요일 12시면 중앙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쇼팽의 곡을 연주하는 피아노 공연에 사람들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여름의 바르샤바는 가히 쇼팽에 의한, 쇼팽을 위한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바르샤뱌의 신세계 거리 저녁 풍경: 



△ 바르샤뱌 신세계 거리에 있는 성 십자가 성당: 쇼팽의 심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쇼팽이 폴란드의 혼과 정신을 음악으로 승화한 국가적 영웅으로 추대 받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국가적 영웅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님은 바르샤바의 주요 관광지인 신세계 거리Nowy Swiat, 와지엔키 공원, 성십자가 성당에 가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바르샤바의 중심지인 신세계 거리에는 쇼팽의 피아노 음악이 흘러나오는 의자가 거리를 다시는 이들의 귀를 자극한다. 세계 어느 나라의 도시에서도 이 토록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특정 작곡가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도록 해 주는 곳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이토록 쇼팽은 폴란드 인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으며, 폴란드 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신세계 거리를 걷다보면 아담한 크기의 성당이 나오는데, 이 곳이 쇼팽의 심장이 자리하고 있는 성 십자가Holy Cross 성당이다. 원래 성당에 묻히는 인물은 성인이나 교황 반열에는 올라야 하는 사실을 보면 폴란드에서 쇼팽의 입지어 어느 정도 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쇼팽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곧 폴란드라는 나라를 귀로 느끼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바르샤바 쇼팽 축제 Chopin and his Europe 


모든 작곡가의 작품에는 작곡가의 출신 국가라는 배경이 녹아 들어가 있지만, 쇼팽만큼 폴란드 민족의 정신을 대표하는 음악가는 그 어느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바하 혹은 베토벤 같은 음악가의 작품에는 독일인의 엄격하고 조직적인 특징이 느껴지지만 수 많은 독일 출신의 작곡가 중 독일의 정신을 대표하는 단 한명을 꼽으라고 한다면 대답이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쇼팽은 폴란드의 정신을 가장 아름답게 그리고 농축적으로 승화해 표현해냈다고 폴란드인 자신들 조차도 자부하는 인물이다. 


2016년 8월 26일 금요일-8월 28일 일요일까지 쇼팽 축제에 참가하면서 폴란드 그리고 이 곳의 음악에 흠뻑 젖은 체험을 글로 공유하고자 한다. 총 5회의 공연 그리고 바르샤바에서의 경험은 나누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그 느낌이 어찌나 강렬한지 바르샤바를 떠나 온지 만 하루가 지난 이 시점에서도 꿈을 꾸는 듯 한 아련한 마음을 아직도 지울 수가 없다. 


△ 국립 필하모닉과 쇼팽 페스티벌 배너: 출연자들의 국적을 나타내는 국기가 걸려있다. 문화과학궁전이 멀리 보인다. 



앞으로 공유하고자 공연은 다음과 같다.

토니 양Tony Yang의 연주(26일 5시)에서 시작하여 아믈랭Hamelin((26일 8시), 쉬슈킨Shishkin(27일 5시), 유리니치Jurinic (27일 10시),  조성진(28일 8시)


마음속에 새긴 감동을 다시 끌어올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폴란드와 쇼팽 관련 포스트:

* 바르샤바 쇼팽 박물관 포스트 바로가기-

http://musicolock.tistory.com/admin/entry/post/?id=4


*와지엔키 공원 포스트 바로가기-

http://musicolock.tistory.com/admin/entry/post/?id=3